킹덤컴 딜리버런스 2가 드디어 나왔다. 1편이 나온 지 7년 만이다.
이 게임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라면, 별의별 기믹이나 이세계 종족, 펑펑 터지는 마법이 난무하는
요즘 판타지 게임들과는 다르게 “진짜 중세”를 체험 시켜준다는 점이었다.
패러독스사가 액션 RPG를 만들면 딱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는데,
결론부터 말하자면, 이 게임은 재밌다. 하지만 그만큼 짜증도 난다.
짜증나는 점부터 말하자면
현실적인 쇠뇌 장전 애니메이션
쇠뇌를 한 번 쏘려면
- 쇠뇌를 들어야 하고
- 땅에 쇠뇌를 내려놔야 하고
- 쇠뇌의 현을 땡겨야 하고
- 화살을 장전해야 하고…
- 이 과정을 느릿 느릿한 애니매이션과 함께 전부 봐야 한다.

도중에 다른 행동이라도 하면?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.
게임하면서 하도 반복하다 보니,내가 중세에 떨어져도 크로스보우 정도는
장전할 수 있지 않을까?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.
돈이 없다. 진짜 없다.
방어구 하나 사려 해도 가격이 더럽게 비싸다.
그렇다고 돈을 쉽게 벌 수 있냐? 아니다.
- 도적?행인?을 잡고 시체의 팬티까지 털어 아이템을 모아야 하고
- 이거 판다고 무게 초과된 상태로 마을까지 걸어가야 하고
- 빠른 이동? 무게 초과면 빠른 이동은 커녕 말도 못 탄다.
도적들 싹 쓸어버리고 무게 수치를 초과해 달리지도 못하고
느릿느릿 저 먼 산지에서 걸어와 도시에다 장물들을 내다 팔때
이때의 뿌듯함은…
하루 종일 택배 상하차하고 퇴근하는 기분과 엇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.
아티스트의 삶
밤이 되면 눈 여겨본 남의 집 담을 넘고,서랍과 옷장을 뒤지면서 락핀으로 상자 자물쇠를 딴다.
그런데 딱 봐도 가난한 농부 주제에 왜 보물 상자에 자물쇠를 거냐고?
열어봐야 몇 푼 없을 텐데 하는 죄책감도 밀려 들지만 돈이없는 내인생이 더 슬프기에 나는 상자를 턴다

그런데 운 나쁘게 집주인이 일어나서 경비병한테 쫓기기 시작하면?
- 그동안 털었던 물건 다 날리고 벌금까지 내야 한다
- 도망치며 경비병들 죽여봐야 내 현상금만 쌓여간다
결국, 그 마을에 다시는 안 갈 게 아니라면
그냥 순순히 훔친 거 돌려주고 벌금 내는 게 낫다.
근데, 이 모든 게 결국 이 게임의 매력이다.
중세 평민들의 거칠고 천박한 욕지거리가 정겹게 느껴지고
피범벅으로 돌아다니면 세수 하고 싶어지는
무게 초과 때문에 말도 못 타고 저 먼 산지에서 도시까지 걸어온 추억들
경비병들한테 걸려서 내 돈 내 장물 다 털리는 추억?
이 모든 불편함이 킹덤컴만의 중세체험을 더 몰입할 수있도록 도와준다.
대체 어떤 게임을 하면서 내가 직접 벼린 검을 들고 날을 갈아가며 싸우겠는가?
(쓰면서 생각해 보니 몬헌에서도 해본 것 같기도 하다.)
“꼭 봐야하는 쿠텐버그 “
오픈월드 게임에서 도시로 들어갔을 때, 그 규모에 감탄하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을까?
킹덤컴 2에서는 분명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.

결론
- 이 게임은 불편하다.하지만 그 불편함이 킹덤컴만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
- 진짜 중세를 체험해보고 싶다면? 가장 완벽한 게임. 지금 당장 중세로 출발
여러분은 이 게임에서 어떤 경험을 했나요?